역사이야기

신석기 문화 이야기 첫번째

☆★☆★☆★. 2020. 8. 1.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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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의 신석기 문화에 대한 이야기들을 해보려고 합니다.

신석기 문화의 시작에 대한 이야기부터 황하 하류 중류 상류를 거쳐 황하 후기와 대문구에 관련된 이야기까지. 오늘은 동아시아 신석기의 시작에 관한 이야기들로 시작해 보겠습니다.

 

서울 암사동 움집마을 예상 복원

신석기 문화 이야기

지구의 역사를 간단하게 하루 24시간에 비교해 볼까요? 비교해 보면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지구와 비슷한 시기는 그리 길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18시간 40분 동안은 대기에 산소가 전혀 없었으며, 저녁 9시 36분이 되기 전에는 육지에는 식물이 자라지 않았다고 해요.

 

이와 같은 시간 척도로 인간의 20만년에 걸친 역사를 하루 24시간으로 나타낸다면 어떨까요. 분명 인간 생활은 하루 종일 큰 변화 없이 처음 등장했을 모습 그대로 땅 위를 돌아다니며 수렵과 채집 활동을 하고 있지 않을까요? 단순하게 생각하면 지금 우리처럼 아늑한 집에서 농작물과 가축에서 생산된 음식을 먹고 사는 것은 한 시간 남짓 뿐인 짧은 전통이지요. 이와 같은 새로운 형태의 생활방식은 신석기 혁명이라는 용어가 붙을 정도로 인간 사회를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어요.

 

신석기 시대는 바야흐로 인간이 안정적인 정착 생활을 시작하며, 동시에 농경의 시작과 야생 동물의 가축화가 병행해서 진행되었어요.

 

신기한 점은 최초의 한 지역에서 신석기 혁명이 일어난 후 세계 각지로 전파된 것이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자발적으로 이러한 진전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예요. 이는 각지의 신석기 문화가 서로 다른 작물을 재배하며, 서로 다른 야생동물을 가축화 하고, 서로 다른 형태로 발전해 나간 것에서 추측할 수 있죠.

 

종교를 배경으로 하면 간단하게 이유를 찾을 수 있지만 종교와 역사를 따로 보는 해석이 많아서 학계에서는 잘 받아들여 지지 않고 있어요.

 

아메리카 대륙의 문화가 독자적으로 발달한 것을 제외하더라도 최초의 신석기 문화가 발생한 레반트/메소포타미아 북부 지역과 동아시아의 신석기 문화의 발전 양상이 상이한 것에서 이를 알 수 있어요. 예를 들어 레반트 지역은 신석기 시대가 시작되기 훨씬 이전부터 반정착 생활이 등장하며 그 중 괴베클리 테페는 농경 개시 이전에 이미 상당한 수의 사람이 한 공간에 모여 살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도 있었죠.

 

한편 레반트 지역의 토기 생산 시기는 농경 개시 시점에서 꽤 지난 시기부터 이루어져 이 지역의 신석기는 토기가 없는 Pre-Pottery Neolithic 시기가 존재하고 있어요. 반면 동아시아 지역은 농경 개시 시점 이전에 토기 생산이 시작되며 극단적으로 일본열도의 경우 야요이 도래인이 농경을 도입하기 이전 1만년 가량 농경 없는 신석기가 진행되었죠. 동일한 맥락에서 레반트 지역은 밀, 보리, 귀리가 작물화되고 소, 양, 염소, 돼지가 가축화되지만 동아시아는 조와 기장, 벼가 작물화되고 메소포타미아와 독립적으로 돼지가 가축화가 되었어요.

 

레반트 지역과 동아시아의 신석기 문화 양상이 다르듯이 동아시아의 신석기 문화도 하나의 문화로 수렴되지 않는다는것이 정설이에요. 황하 중류, 황하 하류, 요하, 양자강 중류, 양자강 하류, 아무르강, 일본열도가 제각기 서로 다른 신석기 문화를 발전시켯다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죠. 앞으로 각 지역의 신석기 문화가 어떻게 등장하고, 어떤 독자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다루어 보려고 하는데 우선은 하나씩 하나씩 풀어볼께요.

 

또한 최근에는 요하 신석기 문화를 한민족의 근원으로 설정하면서 한민족의 일만년 역사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고 있어요. 하지만 이를 추종하는 분들은 물론, 이를 반박하고자 하는 저부터 동아시아의 신석기 문화가 어떠한지 기초 지식이 많이 부족하죠. 그래서 동아시아 신석기 문화를 전반적으로 다루어 요하 문명을 운운하는 분들에게 다른 의견을 피력하고자 하니 끝까지 지켜봐 주세요.

 

동아시아 각지의 신석기 문화권

신석기에 들어서면서 인간의 생활사에는 많은 변화들이 있었어요. 그 중에서 가장 큰 변화는 농경과 토기 제작을 시작했다는 것이죠.

 

농경이 인간의 완전한 정착생활이 이루어질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였으며, 야생동물을 가축화할 수 있게 되었고, 더 큰 규모의 인간 사회로 나아갈 수 있게 만들었기 때문이에요.

 

토기 제작은 인간이 새로이 습득하게 된 기술로 해당 문화의 생활사를 엿볼 수 있는 유용한 지표중의 하나에요.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었고 동시에 다양한 형태의 토기가 산출되어 지역 문화의 영역 범위, 변화 양상, 문화 사이의 교류를 살펴보는 용도로도 많이 사용되고 있죠. 앞서의 게시물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서아시아의 역사는 선 작물 재배 후 토기 제작의 수순을 밟는다면, 동아시아의 신석기는 선 토기 제작 후 작물 재배의 순으로 진행된다는것이 약간 다르네요.

동아시아의 토기 제작이 어느 지역에서 시작되었는지는 아직 학문적으로 결정나지 않았어요. 고고학의 연구 성과에 힘입어 최초의 토기 발견 사례가 후기 구석기까지 올라가고 있어 2만년 즈음에 누군가에 의해 시작된 토기 제작법이 동아시아에 퍼져 나갔다는 견해가 있죠.

 

하지만 동아시아의 환경이 여러 지역에서 독립적으로 토기 제작에 대한 착안을 일으켰을 수도 있어요. 신석기 개시 시점부터 동아시아의 각지는 적극적으로 토기를 제작하였고, 각 지역의 토기 제작 방식은 그 때부터 서로 상당한 차이가 있었기에 단일 계통설이 다계통설에 비해 영향력이 딸리는것은 어쩔 수 없는것 같아요.

다음에는 신석기 동아시아에 각 문화권의 특성이 무엇이고 어떻게 변화해 나가는지를 이야기해 볼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