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이야기

신석기 문화 이야기 두번째

☆★☆★☆★. 2020. 8. 2.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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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의 신석기 문화에 대한 이야기 두 번째 오늘은 벼, 조, 기장에 관련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벼, 조, 기장

인간의 생활양식에 영향을 준 것은 여러가지가 있죠. 그중에서도 농경은 가장 많은 생활양식에 영향을 주었지 않은가 생각해요. 인간이 수렵/채집으로 획득할 수 있는 열량의 한계를 초월하게 만들어준 농경이라는 행위는 직업의 분화를 촉발시켰으며 가축의 사육을 가능케 하였고, 순차적으로 계급, 국가, 문명을 건설하게 한 원동력이 되었으니까요. (최근의 연구 성과가 수렵이나 채집인이 농경민으로 변화하는 과정이 생각보다 더디게 진행되었고, 수렵이나 채집 경제에서 농경 경제로의 이행이 비가역적인 것도 아니며, 농경의 전파와 확산이 농경민의 확산과 이주와는 별 상관관계가 없다는 등의 실상 농경의 등장과 파괴력이 그리 센세이셔널하지는 않았다는 이야기들도 들리고는 있지만 아직은 학계의 정설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듯해요)

 

동아시아의 신석기는 농경의 개시와 관련성이 상대적으로 적은 건 사실이에요. 그렇지만 동아시아 역시 신석기 시기부터 야생 식물의 작물화가 나타나고 있어요. 동아시아에서 작물화된 식물 중 가장 중요하고 유명한 것은 단연코 벼가 아닐까 생각해요. 벼는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남아시아의 주식으로 오랫동안 재배되었으며 현재에도 생산량과 소비량에서 밀과 옥수수 등과 함께 주요 작물의 지위에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니까요.

 

최근 연구 결과 벼는 중국 남부의 주장강 유역에서 지금으로부터 약 8200년 전 즈음에 Oryza rufipogon이라는 선조 식물에서 분화되어 작물화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고 해요. 자포니카 품종과 인디카 품종 모두 이때 작물화가 시작된 식물을 선조로 한다고 해요. 인디카 품종은 작물화된 벼와 야생의 Oryza rufipogon이 다시 교잡하여 Oryza rufipogon의 형질을 추가로 물려받은 것이 아닌가 생각해요. 자포니카가 종법을 대입하여 생각해보면 원류라고 할 수 있겠지만 원래 작물화가 되었던 중국 남부에서는 인디카를 재배하고 중국 북부에서는 중동에서 온 밀이 주요 작물의 지위에 있어 야요이 청동기 시기에 들어서야 논농사가 시작된 일본의 이름이 품종 명에 들어가게 된 것이 아이러니하죠?

 

벼가 활발한 연구로 대강의 작물화 시점과 작물화가 시작된 지역, 작물화의 역사가 밝혀진 것에 비해 다른 작물은 아직 그 정도의 연구에는 이르지 못했어요. 아니 밀, 벼, 옥수수 정도가 작물의 중요성 덕분에 많은 연구가 이루어질 수 있었고 그들의 역사가 덩달아 밝혀지게 되었을 뿐 다른 작물들은 아직 갈길이 먼 형편이죠. 그러나 고고학적 연구를 기반으로 남중국에서 작물화가 되는 것보다 좀 더 이른 시기에 중국 북부와 내몽고 지역에서는 각각 기장과 조의 선조가 되는 씨앗들을 다량 채집하고 있었다는 것, 그리고 후대에 황하 지역에서 조와 기장 재배가 이른 시기에 이루어졌다는 것은 알려져 있어요.

 

따라서 조와 기장의 작물화는 내몽고와 중국 북부 인근에서 일어난 것으로 여기고 있어요. 조는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강아지풀이 직계 선조로 지금도 강아지풀과 교잡이 가능하죠. 반면 기장은 아직 그 선조 식물이 확정되지 않았어요. 기장의 재배량이 상대적으로 적고 기장이 속한 Panicum 속의 식물이 흔하게 자라는 관계로 기장의 뿌리 찾기는 시간이 꽤 걸리지 않을까 생각해요.

초보적인 농경문화를 기반으로 황하, 양자강, 요하 유역에서 어떤 신석기 문화가 등장하는지 차근차근 이야기해 볼게요.

 

2020/08/01 - [아시아 역사이야기] - 신석기 문화 이야기 첫번째